top of page

달의 창 月窓

창원조각비엔날레 2014

 

2014.09.25 _ 11.09 (46 일간)

경상남도 창원시 중앙부두 일대 _ 작품 영구설치

 

달의 창 Moon window

사일로 조각, mixed media 920 x 920 cm 2014

쌍용양회가 1977년 만든 높이 55m짜리 구조물은 옛 마산이 전국 7대 도시로 번성하던 시절부터 수 십 년간 마산항을 지키며 중앙부두를 대표하는 지역 산업화 상징물이었다.

 

그러나 기업은 떠났고 사일로는 버려졌다.

 

달은 모습을 감춘 해를 그리며 그 빛을 복제한다. 그리고 달이 가려져도 수 천 갈래의 스며드는 달빛 속에서 우리가 달의 존재가 있음을 기억하는 것처럼 과거는 추억을 낳고 추억은 복제되고 우리는 그 속에서 아쉬움 속에 남은 흔적을 찾아 헤맨다.

 

이번 제3회 창원비엔날레의 주제인 ‘달 그림자’는 마산 바다에 내려앉은 달처럼 우리 일상속에서 예술이 비치도록 함이다.

 

나는 그 달에 비친 그리움을 사일로의 남겨진 조각에 담아 거기서 스며나올 흔적을 그려내고자 한다. 누군가에게는 고통의, 누군가에게는 마산 바다의 일부였을지도 모르는 기억을 프레임 속에 고이 담아 이제는 모두가 공유하며 새로운 마산항에 스며드는 또 하나의 흔적으로 탄생시킬 것이다.

 

웅장하되 위협적이고, 견고하되 폐쇄적이던 사일로는 액자속에 명작처럼 다소곳하게 담겨졌지만 존재를 기억하기에는 충분한 힘을 가지며 그 마주한 또 다른 액자는 앞으로 37년 후, 지난 1977년의 사일로처럼 현재의 삶이 흔적이 되어 담기게 될 미래를 암시한다.

세월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비춰내듯 같은 모습을 한 두 개의 벽은 매일 밤 마산 앞바다에 내려앉는 달처럼 우리의 일상을 비추는 또 하나의 바다가 될 것이다.

 

산업화 시절 시멘트를 담아내며 현대사회를 상징하던 사일로가 새로운 가치로 발현되어, 새롭게 변화되는 마산만에서 과거와 현재를 품고 새로운 시대의 흔적을 담아내며, 시간 사이의 통로가 되듯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들기를 바란다.   

 

Changwon Sculpture Biennale 2014 introduction.pdf 

Click to visit the Biennale Website

bottom of page